명절은 반갑지만 많은 가정에서 고부갈등이 심화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며느리와 시어머니의 갈등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의 고질적인 문제로 남아있다. 이러한 고부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른 경우, 이것을 이유로 이혼할 수 있을까. 오늘은 법률적 관점에서 고부갈등 문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민법 840조를 살펴보자. 이 조항은 재판상 이혼 사유를 규정하고 있는데 그 중 제3호에서 배우자 또는 그 직계존속으로부터 심히 부당한 대우를 받았을 때를 이혼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이는 시어머니로부터의 부당한 대우가 이혼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심히 부당한 대우'라는 표현이다. '심히 부당한 대우는 구체적으로 무얼 의미할까.
대법원은 이를 엄격하게 해석하는데 단순한 의견차이나 일상적인 다툼은 이에 해당하지 않고 혼인 당사자 한쪽에게 혼인관계의 지속을 강요받는 것이 가혹하다고 느껴질 정도의 폭행이나 학대 또는 모욕을 받은 경우를 의미한다고 한다(대법원 선고 2003므1890 판결).
또 법원은 이혼을 심사할 때 전체적인 관계를 유기적으로 고려한다. 즉 고부갈등만을 독립적으로 판단하지 않고 부부간의 관계, 다른 가족 구성원과의 관계, 기타 전반적인 가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그렇다면 고부갈등으로 인해 이혼을 고려하고 있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할까.
제일 먼저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시어머니로부터 심각한 학대나 모욕을 받고 있다면,이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녹음, 영상, 목격자 진술서 등, 주장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다.
다음으로는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것이다.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현 상황에서 소송을 하게 될 경우, 이혼이 가능한지, 재산분할, 양육권, 양육비, 위자료 등 소송 전반에 걸쳐 다투게 될 사안에 관하여 조언받고 준비해야 할 사항에 관하여 안내받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고부갈등이 혼인관계 파탄을 인정할 만한 주된 사유로 인정된다면 고부갈등으로 이혼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참고 사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